위기설? 심상치 않은 HIGHGRND

0

모기업 YG의 탄탄한 지지를 받으며 탄생한 HIGHGRND는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한 획을 그은 레이블이다. 혁오, 검정치마, 이디오테잎 등 이미 유명한 아티스트부터 밀릭, 펀치넬로, 오프온오프와 같은 새로운 음악적 기준을 보여준 뮤지션들까지 보유한 그야말로 거대 레이블이었다. 하지만 그 인지도에 비교해서 요즘 HIGHGRND의 활동은 심상치가 않다. 지금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2018년 3월은 이 레이블이 창립 후 겨우 3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다.

1. 거의 멈춰버린 Youtube 채널

HIGHGRND의 마지막 업로드는 2017년 9월 7일 자 offonoff의 Moon, 12:04am 이라는 Live Clip(!?)이다. 마치 마지막이라는 것을 아는 것처럼. 아주 쓸쓸하고 우울한 음악이다. 무려 6개월이라는 긴 기간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기업은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지 궁금하다.

 

 2. 설립자의 공백

하이그라운드의 창립자는 에픽하이와 예능 활동으로 전설이 된 뮤지션 타블로이다. 타블로는 작년 7월부터 자신이 창립한 회사의 대표직에서 2년만에 내려왔고 그 이후 누가 하이그라운드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는 YG의 전문 인력들이 하이그라운드의 실력있는 뮤지션들에게 더욱 활발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마치 장난처럼 그가 떠난 지 2개월 이후는 거의 콘텐츠가 없다. 그리고 그는 음악에 전념해 뮤지션으로서 요즘 젊은 친구들에 뒤지지 않는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초창기의 그는 아주 야심에 찬 모습이였지만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하루(타블로의 자녀)가 하이그라운드에 들어온다면 음악을 못 하게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요!” 왜 성공한 뮤지션이 자신의 자녀는 음악을 못 하게 만들려고 할까?

 

3. 이디오테잎 

이 밴드처럼 회사가 그다지 필요 없는 밴드도 드물 것이다. 그들은 하이그라운드 이전에도 대부분의 페스티벌에서 공연했고 해외 활동도 꾸준히 보여줬다. 작년 9월 이후의 HIGHGRND의 뮤지션중에 가장 바쁜 팀이 아니엇을까 생각된다. 그 무대가 크든 작든 자신의 팬들과 가장 가까이 있고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려는 열정은 언제나 한결같다.

4. 사업인가? 예술인가?

원래부터 그들은 자본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기업이었을까? 순수한 뮤지션들의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자선적인 사업이었을까? 당연히 이윤을 추구하고 앞으로 영원히 생존할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가들의 활동을 기다리는 수많은 팬들의 마음이 기업을 생존시킬 만큼의 간절함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음악 사업은 일반적인 지식산업보다 자본이 많이 드는 분야이다. 어설프게 차려진 이름 없는 밥집이 아니라 뮤지션, 엔지니어, 전문 경영진, 신사업 기획자, 마케터, 매니저, 영상감독, 스타일리스트, 디자이너까지 전문 인력과 아이디어가 더 많이 필요하고 리스크는 훨씬 더 크다. 어쩌면 실력 있는 인디 뮤지션과 함께 이런 꿈같은 레이블을 3년밖에 운영하지 못한 아쉬움보다도 무려 3년이나 우리에게 꿈을 주며 버텨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4월이 되면 7개월의 공백이 생긴다. 결국엔 사업은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식기와 식자재, 전단지에 많은 돈을 들였지만, 점심 직장인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밥집의 식재료는 점점 신선도가 떨어질 것이다. 만약 상하면 버리고 새로 사야한다.

 

과거 HIGHGRND의 한 뮤지션이 믹스서울은 뮤지션에게 어떤 도움이 될 지 개인적으로 물어본 적이 있다. 안타깝게도 우린 광고판이 아니라서 도움을 줄 수 없다. 소속 뮤지션의 누군가가 숨겨둔 칼을 다시 꺼낼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침묵할지 지켜보며 그것을 대중에게 알릴 뿐이고 어떤 뉴스가 나오건 우리에겐 중요한 이야기 거리가 될 것이다.

Share.

About Author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