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uiture] 애무를 만나다.

0

“애무하면 낫는다. 애무는 최고의 명약. 손길로 아픔이 멎고 사랑이 피어나니 돈 안드는 애무가 최고”

-한의사 이유명호

애무하면 낫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취재하러 갔던 한 클럽에서 애무를 봤다. 그리고 씻은 듯이 나았다.
이름부터 눈길을 끄는 디제이. 애무를 만나보았다.


이름에 눈길이 간다, 왜 애무인가?

대학교 처음 들어갔을 때 학교 선배가 지어준 별명이다.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쳐다볼 때마다 눈으로 애무 당하는 것 같다고 해서 애무라고 하더라. 애무라는 단어가 공식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좀 애매해서 다른 이름들은 찾았었는데 입에 잘 감기지도 않고 해서 결국 애무로 정했다. 내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플레이를 듣고 왜 애무인지 알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디제잉을 처음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

힙합을 비롯한 흑인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시절 흑인음악 동아리를 들었었는데 처음에 선배들이 “너는 동아리에서 뭐 할 거냐”는 질문에 랩을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랩을 시작했는데 텍스트에 약해서 그런지 나랑 잘 맞지 않았다. 산골에 위치한 캠퍼스 주변에는 클럽이 하나도 없어서 축제 때 클럽을 하면 항상 반응이 좋았는데 한번은 친구가 축제에서 디제잉을 한다고 해서 보러 갔다. 생각보다 친구의 플레이는 별로였고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1주일 동안 준비해 무대에 올라갔다. 그게 처음이다.

디스코는 왜 시작하게 되었나?

디제잉은 내가 재밌기 위해서 시작했다. 그때는 디스코가 아니라 힙합을 틀었다. 2010년도에 군대에 다녀와 힙합을 틀었는데 사람들이 일렉트로닉을 틀어달라고 하더라. 공백기가 있다 보니 유행이 바뀐 걸 몰랐다. 일렉트로닉을 준비해 틀어보니 정말 재미가 없었다. 힙합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원하는 코드랑 다르니까 지치기도 하고. 뭘 틀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면서 힙합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디스코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때부터 디스코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막 디스코에 관심을 가졌을 때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어 디깅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때 받았던 노래 중에 runaway란 곡이 있었는데 너무 좋아서 디스코에 빠지게 되었다.

전업 디제이인가?

그렇다. 졸업 작품으로 디제이의 관한 영상을 만들었었다. 그걸 계기로 영상 일을 시작해 회사도 다녀보고 했지만 아무래도 음악을 못 한다는 게 큰 스트레스였다. 돈을 위해서 주중에 내 시간을 전부 일에 투자한다는 게 싫었다. 회사에 다닐 때는 매일 가슴에 응어리가 진 기분으로 살았고 내가 이걸 안 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보장은 없었지만, 확신은 있었다. 내가 음악을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이걸 안 하면 어떻게 사나 싶기도 했고.

-애무의 졸업작품 ‘디지털 쟈키’-

힘들었던 적은?

크게 두 번 정도가 있다. 한번은 잔고가 0인 상태로 몇 달 정도 지낸 적이 있는데, 애초에 돈을 벌기 위한 게 아니라 좋아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생각으로 버티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익도 생기게 되었다.
나머지 한번은 작년 여름쯤이었는데 화성을 이용해서 믹싱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매번 Key를 이용해서 셋을 짜는데 그게 굉장히 힘들었다. 틀에 짜인 느낌이었고 그러다 슬럼프가 왔었다. 더 다채로운 믹싱을 연마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디제잉 말고 다른 음악 활동을 해 본 적은?

2013년에 프로듀싱을 잠깐 배웠었는데 나랑은 잘 안 맞는 것 같아 일찍 감지 그만뒀다. 당시에 디제이들이 프로듀싱을 해야 한다는 루머 같은 게 돌았고 그래서 한 번 배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보다는 ‘소리’를 이용해서 해야 하는 게 매우 많았고 ‘소리’의 길보다는 ‘음악’이 더 좋아서 프로듀싱 보다는 디제잉을 선택했다. 그때 배운 것들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주 무기는?

주 무기라 할 건 딱히 없고 이 노래 틀면 어떤 분위기라도 반전시킬 수 있다고 자부하는 노래들이 몇 곡 있다. 물론 내 타임마다 마음대로 뒤집는 건 아니고 분위기를 봐 가면서 가끔 뒤엎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디제잉에서 제일 중요시하는 요소는?

선곡과 흐름이다. 믹싱같은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결국 분위기를 이끌어가는건 어떤 노래를 잘 버무려내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노래를 틀 때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매일 같은 노래를 틀어도 일단 내가 즐겁고 행복해야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

프루챠는 어떤 팀인지?

Fruiture는 Fruity+Culture의 합성어로 2015년부터 Disco, Funk, Soul 등을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다루는 크루다. 유행에 영향을 받지 않고 우리가 즐거운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게 목표다.

프루챠 2주년 파티를 한다는 소문이 있다

2주년을 맞이해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채널 1969에서 굉장히 재밌는 파티를 기획 중이고 낮부터 새벽까지 12시간 동안 진행된다. 프루챠 뿐만 아니라 우리 크루와 함께 해줬던 다른 디제이들도 함께하는 의미 있는 파티다.

앞으로의 애무에 대해


너무 하고 싶어서 선택한 직업인 만큼 내가 즐겁게 하면서 사람들을 더 즐겁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게 목표다.

디제이라는 직업이 가진 강점인 선곡을 이용하는 ‘음악 감독’ 이라는 직업에도 관심이 많다. 음악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행사에서 색깔이 맞는 음악을 선별해서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할 때 더 기억에 남게 하고 싶다.
프루챠를 통해서 다양한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사람들이 눈치 보지 않고 춤을 추고 즐기며 더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글 : 세필 김 혹은 크리스토퍼

사진 / 수정 : 팔스텝

Share.

About Author

Comments are closed.